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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유물

지옥의 문 La Porte de l'Enfer

ancient artifact Curator 2024. 10. 12.

출처: 네이버

 

아티스트 오귀스트 로댕(Auguste Rodin)
국적 프랑스
출생-사망 1840년~1917년
제작연도 1880년 ~ 1888년
종류 조각
기법 조각, 석고(sculpture (technique),plâtre,)
크기 100 x 396 x 775 cm
소장처 파리 오르세 미술관

 

 

1871년, 화재로 소실된 감사원 건물 자리에 새로운 장식 미술 박물관을 건축하려던 프랑스 정부는 박물관 입구에 웅장한 조각 문을 설치하기로 계획했습니다. 이 계획이 바로 로댕의 <지옥의 문> 탄생의 시작이었습니다. 로댕은 1880년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무려 37년 동안 <지옥의 문> 제작에 몰두했습니다. 그만큼 <지옥의 문>은 로댕 예술 세계의 정수를 보여주는 가장 중요하고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댕은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지옥의 문> 작업에 매달렸지만, 결국 완성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창조의 순간들을 소중히 여겼고, 어떤 것도 최종적인 형태로 고정하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끊임없이 작품을 수정하고, 새로운 인물을 추가하고, 배치를 바꾸고, 때로는 부수기도 하면서 실험과 탐구를 거듭했습니다.

 

 

하지만 <지옥의 문>은 그의 무궁무진한 영감을 모두 담아내기에는 부족했습니다. 수많은 인물상들은 로댕의 예술적 여정과 변화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기록과도 같습니다. 그의 삶과 예술 혼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지옥의 문>은 비록 미완성으로 남았지만, 그 자체로 로댕의 예술 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출처: 네이버

 

로댕은 단테의 <신곡>을 끊임없이 탐독하며 작품 세계에 깊이 몰두했습니다. 그는 "단테의 '지옥편'에 등장하는 여덟 개의 원을 그리며 단테와 함께 1년을 보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내 데생이 현실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자연을 기반으로, 모델을 보고 작업했다."라고 회고했습니다. 로댕은 단테의 걸작을 충실하게 표현하기 위해 수백 점의 데생을 그렸습니다. 그는 먹을 사용하여 조각적인 효과를 내면서도, 갈색 잉크로 농담을 조절하여 생생하고 현실적인 묘사를 추구했습니다.

 

 

높이 7.75m, 넓이 3.96m, 폭 1m에 달하는 <지옥의 문>은 로댕의 열정과 고뇌가 응축된 대작입니다. 건축 양식을 따라 제작된 이 문은 르네상스 시대의 장식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몰딩과 기둥머리 등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200여 명의 인물들이 뒤엉켜 소용돌이치는 역동적인 구성은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고 웅장합니다.

 

로댕은 거대한 목조틀을 만들고 그 위에 점토와 석고를 덧발라 <지옥의 문>의 기본 형태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미리 그려둔 밑그림을 바탕으로 돋을새김과 환조 기법을 활용하여 수많은 인물들을 조각했습니다. 대칭을 무시한 자유로운 배치와 얽히고설킨 인물 군상은 <지옥의 문>에 강렬한 에너지를 불어넣습니다.

 

로댕은 이 작품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지만, 결국 <지옥의 문>은 미완성으로 남았습니다. 그는 끊임없이 작품을 수정하고 변형했으며, 심지어 1900년 전시회에서는 많은 인물상을 제거하기도 했습니다. 로댕 사후, 파리 로댕 박물관의 수석 학예관에 의해 <지옥의 문>은 비로소 완전한 형태를 갖추게 되었고, 1926년에 최초의 청동상으로 주조되었습니다.

 

로댕의 친구이자 동료 조각가였던 앙투안 부르델은 <지옥의 문>을 가리켜 "걸작으로 가득 찬 작품"이라고 극찬했습니다. 실제로 <지옥의 문>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상들은 그 자체로 뛰어난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독립적인 작품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생각하는 사람>, <세 망령>, <웅크린 여인>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어떤 인물상은 다른 인물상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돌아온 탕아>, <파올로와 프란체스카>, <사랑의 도피>, <절망>은 모두 <우골리노의 아들>에서 파생된 작품입니다.

 

로댕은 이처럼 <지옥의 문>의 인물들을 자유자재로 확대하거나 축소하고, 석고, 대리석, 청동 등 다양한 재료로 제작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작품 세계를 펼쳐냈습니다. <지옥의 문>은 로댕에게 영원한 영감의 원천이었으며, 그의 예술적 열정을 불태우는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파리 오르세 미술관

홈페이지(site): www.musee-orsay.fr/fr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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